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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 바뀌는 디지털 미디어 시장
판도 바뀌는 디지털 미디어 시장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9.10.11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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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 바뀌는 디지털 미디어 시장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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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주요 방송사들이 개편에 맞춰 진행하는 행사인 ‘업프론트’(UpFronts)와 비슷한 형태의 행사가 광고계에도 시작됐다. 이른바 ‘뉴프론트’(Digital Content NewFronts)가 그것이다. 지난 3월에서 5월까지 2달여에 거쳐 진행된 ‘UpFronts 2019’에서도 ‘NewFronts 2019’에 대한 견제가 매서웠다. 디지털 미디어 시장의 지표가 될 앞으로의 뉴프론트는 어떤 모습일까?

 

변화 본격화된 광고 시장

2012년 IAB(Internet Advertising Bureau)의 주도로 처음 시작된 뉴프론트(Digital Content NewFronts) 행사는 수많은 광고주와 미디어 대행사들은 물론, 관련 업계의 다양한 회사들이 참여하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아갔다. 이 행사의 본래 목적은 디지털 비디오 콘텐츠 광고 활성화를 위함이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광고시장 변화의 중요한 단면을 볼 수 있는 자리라 평가하기도 한다.

 

기존 미디어 진영의 디지털 광고시장 침투는 아날로그‧디지털 광고 간 경계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TV 광고의 점유율이 아직 독보적인 미국 시장에서 디지털 광고로 인한 위기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증가로 인한 영향이 지배적이지만 미디어에 노출 빈도가 가장 높고, 광고로 인한 잠재구매력이 높은 밀레니얼 세대(18~27세)의 TV 시청 행태의 변화 역시 이 같은 위기설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함창대 일리노이 대학교 찰스 H. 샌디지 광고학과 조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의 디지털 비디오 광고 생태계의 주도권은 기존 TV 광고 형식을 채용한 프리롤(Pre-roll/프로그램 시작 전 광고)이나 미드롤(Mid-roll/프로그램 중간광고)이 갖고 있다고 한다. 이는 비디오 콘텐츠의 앞이나 중간에 광고를 노출시켜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현재까지 주를 이루고 있는 디지털 비디오 광고 형태이지만, 소셜미디어 생태계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오토플레이 비디오를 중심으로 다양한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비디오콘텐츠 플랫폼을 추가하며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변화를 근거로 미국의 리서치 업체 이마케터(eMarketer)는 디지털 미디어 광고비가 전통적 미디어 광고비를 뛰어넘는 첫해가 바로 올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2018년 미국의 전통적 미디어 광고비는 약 135조 원, 디지털 광고비는 약 128조 원이었던 반면 2019년 전통적 미디어 광고비는 약 129조 원, 디지털 광고비는 그보다 많은 약 152조 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무적인 것은 전통적 미디어 광고비의 지속적인 하락과 디지털 광고비의 빠른 성장세는 앞으로 이 둘의 간극이 더욱 심화될 것임을 시사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미디어광고연구소는 “코드 커팅(cord-cutting/유료 방송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인터넷 TV‧OTT 등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의 확대와 모바일 이용의 증가는 광고주 사이에서 TV 광고 대비 디지털 광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는 것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며 “플랫폼과 단말기 모두에서 디지털이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기존 미디어들의 생존을 위한 디지털로의 진입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전했다.

 

지속가능성 담보로 한 상생 구도 마련 필요

이번 ‘UpFronts 2019’에서는 전통적 미디어들이 디지털 광고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도가 두드러졌다. 미국의 NBC유니버설은 내년 출시를 앞둔 광고기반 무료 OTT 서비스를 통해 대규모의 시청자와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워너미디어(Warner Media)는 모기업인 AT&T가 지난해 인수한 온라인 광고회사 Xandr의 데이터 분석역량 등을 통한 영향력을 부각하기도 했다. CBS는 NBC유니버설이나 워너미디어와 달리 5년 전부터 OTT를 제공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마블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 심슨 시리즈, Disney와 Pixar의 콘텐츠 등은 물론 올해 하반기에 ‘Disney+’ 출시까지 앞두고 있어 가장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디즈니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전통적 미디어와 디지털 플랫폼 모두를 아우르는 디즈니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미디어광고연구소는 “일각에서는 이번 UpFronts 2019에서 볼 수 있듯이 기존 미디어 진영이 디지털 광고로 본격적으로 진입하며 NewFronts가 장기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지만. 역으로 NewFronts 2019에서 뉴미디어가 TV 광고로 영역을 확장하는 전략을 들고나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전했다.

 

작금의 미디어 및 광고 생태계는 시장 확대 및 시장 내 트렌드 형성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진 전통적 미디어와 정교한 타깃팅과 소비자와의 소통이 장점인 디지털 미디어의 장점을 살려 시장의 건전한 경쟁 구도와 광고 산업의 발전, 나아가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로 한 상생 구도가 마련돼야 하는 시점에 당면했다. 전통적 미디어와 디지털 미디어가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 균형 있는 발전을 거듭해가길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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