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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벤다졸' 항암 효과 논란, 보건당국 복용 자제 권고
'펜벤다졸' 항암 효과 논란, 보건당국 복용 자제 권고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9.10.28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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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벤다졸' 항암 효과 논란, 보건당국 복용 자제 권고

 

 

그래픽=손보승 기자
그래픽=손보승 기자

 

강아지 구충제가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유튜브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펜벤다졸’을 구하려는 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보건당국이 ‘사실이 아닌 내용이 많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한암학회와 함께 28일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을 암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복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식약처는 지난달에도 펜벤다졸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담긴 영상이 암 환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자 한 차례 복용 자제를 권고한 바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SNS에서 퍼지고 있는 펜벤다졸의 항암효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라는 설명이다. 항암제를 포함한 모든 의약품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 입증해야 하며, 특히 항암제의 경우 최종 임상시험 결과에서 실패 사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한 두명에서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약효가 입증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항암제로서 효과가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펜벤다졸은 최근까지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결과가 없으며, 오히려 간 종양을 촉진시킨다는 동물실험 결과 등 상반된 보고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40년 동안 사용된 안전한 약제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40년 이상 사용된 대상은 동물(개)이며 사람에게는 처방해 사용한 적 없으므로 사람이 사용할 때의 안전성은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체내 흡수율이 20% 정도로 낮아 안전하다는 것과 관련해 “흡수율이 낮은 항암제는 효과도 적을 가능성이 높아 고용량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 용량 증가에 따라 독성이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대한암학회 등 전문가와 함께 동물용 구충제를 항암제로 복용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암환자에게 안전하고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식약처의 발표를 보도한 뉴시스의 ‘"개 구충제, 사람 항암 효과 사실무근" 오히려 부작용 주의’ 기사에는 27일 오후 1시10분 현재 442개의 댓글이 달리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댓글의 85%가 남성이고 40대가 39%의 비중을 차지했는데, 대체로 암환자들의 절박한 심정에 공감하는 글들이 많은 편이다.

 

순공감이 가장 많은 댓글은 ‘얼마나 절실하고, 답이 없었으면 강아지 구충제를 먹겠습니까. 대학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표준치료로 몇 천만원 넘게 치료받아도 결국 전이되고 치료를 포기하는 게 말기암 환자의 현실입니다’(공감 756 비공감 46)이었고, 공감비율이 가장 높은 댓글 역시 ‘말기암환자에게 부작용이란단어는 의미가없음’(공감 89 비공감 0)이었다.

 

반면 ‘저런식으로 말기암치료 한다는 약들이 참 나쁜게 뭐냐면, 100명이 먹어서 부작용이나 무효능으로 99명이 죽고 1명만 살아도 99명은 약부작용이 아니라 말기암이라 죽은거라고 둘러댈 수 있고, 한사람 살렸으니 치료효과 있다는 식으로 얘기할 수 있다는 거다’(공감 181 비공감 21)는 댓글도 높은 공감을 얻었는데,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말기암 환자들의 마음을 이용하는 세태를 비판하는 목소리였다. 이에 대한 답글 역시 만만찮게 달렸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시간만 보내다가 100명죽으니 1명만 구충제먹고 1명만 살아남아도 그럼 된거다’(공감 17 비공감 2)는 의견과 ‘맞는말임 정부와 의사단체는 과학적인입장에서 말하는게 반대쪽주장은 효과있다는말박에안함’(공감 1 비공감 1)과 같이 찬반이 엇갈리고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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