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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시위 여파에 칠레 정부 'APEC 정상회의' 취소 결정
대규모 시위 여파에 칠레 정부 'APEC 정상회의' 취소 결정
  • 고수아 기자
  • 승인 2019.10.31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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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시위 여파에 칠레 정부 'APEC 정상회의' 취소 결정

 

 

APEC 홈페이지
APEC 홈페이지

 

칠레 정부가 다음 달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국제 정상회의 취소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현지시간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11월 APEC 정상회의와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결정이었다. 이 결정이 APEC과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 끼칠 불편에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도 덧붙였다.

 

정상회의가 취소된 가장 큰 이유는 칠레 내에서 날로 격화하고 있는 시위 때문이다. 칠레 정부가 지난 6일 유가 상승을 이유로 지하철 요금을 800칠레페소(약 1,328원)에서 830칠레페소(약 1,378원)으로 인상한다는 발표를 한 이후 시위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뉴욕타임스가 “지하철 요금 인상을 이 시위의 기폭제였을 뿐이다”고 말한 것처럼, 중남미 최고 수준의 물가에 극심한 양극화에 지쳐있던 칠레 국민들이 이를 계기로 분노를 표출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APEC은 1989년 호주 캔버라에서 12개국 간 각료회의 개최로 출범해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일본, 캐나다, 호주, 러시아 등 21개국이 참가하는 국가 간 협력체이다. 지난 30차례의 APEC 회의가 중단되거나 취소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칠레의 정상회의 포기 결정에 “관련 소식은 들었다”며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내달 13일부터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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