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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팩트를 찾아 나서는 '팩트광'
스스로 팩트를 찾아 나서는 '팩트광'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0.01.17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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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팩트를 찾아 나서는 '팩트광'

 

 

ⓒPixabay

 

최근 소셜 미디어와 1인 콘텐츠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IT 사회의 정보 범람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청년 세대는 부정확한 정보에 휩쓸린 ‘부화뇌동(附和雷同)’을 거부하며 정확한 ‘사실(Fact)’를 지향한다. 이에 대해 직관적이고 정확한 정보의 발굴과 소비를 갈망하는 청년 세대의 트렌드가 반영된 ‘팩트광’이라는 키워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목받는 팩트광

 

최근 각 온라인 대형 커뮤니티에서 주목받는 ‘팩트광’은 범람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확하고 진실한 정보를 선호하는 청년 세대를 대변한다. 이 단어는 진실을 뜻하는 영어단어 ‘팩트(Fact)’와 ‘미치다’, 혹은 ‘열광하다’라는 뜻을 지닌 한자성어 ‘광(狂)’의 합성어로 장황한 정보 사이에서 실질적인 하나의 사실에 열광하는 모습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팩트광이라는 단어가 단순한 특정 인물이나 단체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 팩트에 집중하는 특징을 지닌 청년 세대를 아우르는 단어로 정의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청년 세대들이 팩트에 집중하는 성향이 두드러지며, 온라인에 등장한 콘텐츠들의 트렌드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일상의 공유를 넘어 ‘요약’과 ‘정리’라는 두 가지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가 되기 쉬운 뉴스를 비롯한 각종 이슈들의 핵심은 네티즌들에 의해 이해가 용이하도록 정리되거나 축약되어 가독성이 높아진 형태로 다시 유통된다. 대표적 단어로 ‘팩트 요약’과 ‘세줄 요약’ 등이 있다. 팩트 요약은 정보의 사실만 정리해 읽기 쉽게 재가공한 문장이며, 세줄 요약은 대량의 정보를 3줄의 짧은 문장으로 축약·정리한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트렌드가 반영되며 가독성이 강조된 축약형 뉴스인 ‘카드 뉴스’라는 새로운 콘텐츠도 등장했다. 또한, 팩트에 대한 관심은 광고 콘텐츠에도 반영됐다. 청년 세대를 주 소비층으로 삼는 ‘알바천국’은 정확한 정보에 바탕을 둔 정보 전달 캠페인 형태의 광고를 기획·제작해 호응을 얻었다. 주휴수당을 주는 착한 사장님을 알려달라는 이들의 광고는 정보 전달을 넘어 정보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참가를 유도했다.

 

팩트광과 연계된 대표적인 사례로 온라인 대형 커뮤니티를 빼놓을 수 없다. 성공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온라인 대형 커뮤니티들은 팩트를 추구하는 청년 세대의 특성에 알맞은 관리 형태를 선보인다. 온라인 인기 게시물과 베스트 댓글 등이 대표적이며, 이는 각 대형 플랫폼의 뉴스 게시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형태다. 온라인 커뮤니티들은 ‘베스트오브베스트’, ‘베스트 게시글’, ‘추천 게시글’ 등 다양한 형태의 게시판 서비스를 제공해 관련 분야에 관심을 지닌 네티즌들을 끌어모은다. 각 커뮤니티의 인기 게시물들을 모아볼 수 있는 카테고리들은 여러 번의 클릭을 하지 않아도 자신의 관심사를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의 수요를 맞추는 콘텐츠가 되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각 대형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된 게시물들을 수집해 제공하는 인기 게시물 모음 사이트도 등장했다. 인기 게시물을 수집하는 이들 사이트는 커뮤니티의 네티즌들이 놓친 이슈들을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지만, 허가 없는 게시물 복제는 저작권을 위반한다는 문제점은 지녔다. 최근 온라인 광고 수익을 위해 저작권을 무시한 불법 게시물 업로드 사이트들의 증가는 팩트와 요약·정리에 관심을 가진 네티즌이 많다는 점을 방증하는 요소다.

 

정보의 소비를 넘어, 생산자로 변화하는 네티즌

 

자유 경제 시장 체제 속에서 정보는 자본으로 이어지는 특징을 지닌 만큼 정확성을 지닌 ‘진실한 정보’에 대한 대중의 갈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팩트광은 부정확한 100가지 정보보다 한 가지 정확한 사실이 지닌 가치에 집중한다. 특히 지난 10년간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휩쓴 다양한 사건·사고 중 이른바 ‘반전’으로 불리는 뒤늦은 진실의 등장이 적지 않았던 만큼, 네티즌들은 부정확한 정보에 대한 ‘부화뇌동(附和雷同)’이 아닌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최근 네티즌들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불확실한 정보의 취득과 확산 지닌 부작용을 학습했습니다. 청년 세대를 시작으로 정보의 소비와 전달에 신중함이 더해지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정보의 진실성 대한 관심 증가는 정보 소비자들이 직접 정보를 찾아 나서는 형태로 변화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DC 인사이드’의 ‘주식갤러리’는 이러한 팩트 탐구의 대표적 사례다. 일명 ‘주갤러(주식갤러리 이용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네티즌들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과 청와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진행된 특검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정치인들의 거짓말을 ‘정보의 역추적’으로 밝혀내 이슈화됐다. 이들 팩트광은 온라인 속에 산재한 정보를 통해 증거를 찾아 나섰다. 이들은 직접 찾아낸 새로운 정보를 커뮤니티의 정보 소비자들에게 옮기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형성하며 사회 문제에 직접 참여하는 ‘팬텀 세대’로 부각했다.

 

한 칼럼니스트는 팩트광에 대해 ‘각자도생의 시대 속에서 청년세대들이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표현했다. 무차별적인 정보의 홍수 속에서 청년 세대들은 지식이 힘이 되는 현대 사회에서 스스로 정확한 정보를 찾는다. 또한, 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가며 사회 변화를 위한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등 현대 사회의 주류 계층으로 도약하고 있다. 단순한 정보의 소비를 넘어 진실을 탐구하는 팩트광, 청년 세대의 활동은 혼란한 국내 사회를 안정화하는데 기여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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