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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마더', 황석희 번역가&배순탁 작가, 정성일 영화평론가 GV 현장 공개
'더 마더', 황석희 번역가&배순탁 작가, 정성일 영화평론가 GV 현장 공개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2.02.10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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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마더', 황석희 번역가&배순탁 작가, 정성일 영화평론가 GV 현장 공개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10일 개봉하는 스페인 스릴러 <더 마더>가 풍성한 담론으로 뜨거웠던 황석희 번역가와 배순탁 작가, 정성일 영화평론가의 GV 현장을 공개했다.

 

영화 <더 마더>는 한때 촉망받는 발레리나였던 주인공이 순간의 유혹에 넘어가 브로커에게 팔아넘겨버린 아기를 되찾기 위해 펼치는 처절한 몸부림을 담은 충격 스릴러로 <더 플랫폼>, <인비저블 게스트>, <줄리아의 눈>, <마마>에 이르는 최고의 스페인 스릴러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탄생한 작품이다. 제53회 시체스 영화제 음악상 수상에 빛나는 압도적인 사운드와 동화적인 미장센은 황석희 번역가, 배순탁 작가, 정성일 영화평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주목을 받았으며 각각 시네마톡과 라이브러리톡을 통해 관객들과 뜻깊은 시간을 채워나갔다. 2월 10일, 오늘 개봉을 기념해 뜨거웠던 GV 현장을 공개한다.

 

먼저 5일 시네마톡에서 후안마 바호 우료아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본 황석희 번역가는 “우중충하면서도 신비로운 바로크 스타일을 영화에 구현하는 것이 감독의 특기”라고 전하며 “그의 영화에 동화적 표현이 가미된 만큼 스페인의 길예르모 델토로라는 칭호를 얻고 있다”라는 말로 후안마 바호 우료아 감독을 설명했다. 이어 대사 대신 음악으로 주인공의 감정과 상황을 표현하는 영화이기에 영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이 아주 큰 포인트라는 설명을 덧붙이며, 음악 대신 자연의 소리나 숨소리만 들리는 장면들은 음악과 사운드 사이의 절묘한 텐션을 이룬다고 호평했다. 이에 음악평론가 배순탁 작가는 ”대게는 완성된 영화에 맞춰 음악을 만들지만, <더 마더>는 촬영 과정에 음악감독이 참여하여 촬영과 동시에 음악을 만들었다. 아주 독특한 방식이다”라고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며, “음악이 작품 내부에 훨씬 더 밀착되어 있는 느낌이다, 영상 언어에서 누락된 또 다른 언어의 자리를 음악으로 대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이 돋보인다”라는 말로 <더 마더>의 음악을 극찬했다.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또한 황석희 번역가는 “영화가 상영된 후, 각자의 해석을 붙이는 것은 관객들의 특권이라 생각하는데 이 영화는 그 특권이 굉장히 큰 작품이다”, “그래서 영화의 충격적인 장면에서 가사가 있는 음악 ‘닉 드레이크’의 ‘리버맨’이 등장하는 것이 어떤 효과를 지니는지 흥미롭다”며 배순탁 작가와 의견을 나누었다. 배순탁 작가는 “‘리버맨’은 영화에서 오프닝에 한 번, 영화의 충격적인 장면에서 비에 쓸려내려가는 이미지와 함께 또 한 번 등장하는데 이 노래는 아주 독특한 구성을 갖고 있다. 처음에 4분의 5박자로 시작하여 아주 자연스럽게 4분의 4박자로 바뀐 후, 다시 4분의 5박자로 넘어간다. 이를 통해 영화에서 주요하게 등장하는 흐르는 강물의 이미지를 음악으로 구현한듯하다”며 풍성한 해석을 더했다. 이에 덧붙여 배순탁 작가는 “나중에 영화 속 멋진 선곡에 대해 물어본다면 주저없이 <더 마더> 속 ‘닉 드레이크’의 ‘리버맨’을 꼽을 것 같다, 이렇게 인상적으로 음악을 쓴 사례는 보기 어렵다”고 이야기 하며, “재관람의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마더>의 음악을 느끼길 바란다”는 말로 영화에 대한 강력한 추천을 잊지 않았다.

 

8일 라이브러리톡을 성황리에 마친 정성일 평론가 또한 ‘닉 드레이크’의 ‘리버맨’을 영화의 주요한 포인트로 꼽으며, “등장인물이 말을 하지 않는 이 영화에서 가사가 있는 노래는 ‘닉 드레이크’의 리버맨과 브로커의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버찌 익을 무렵’이라는 샹송곡이다. 모두 남성이 부르는 노래로 목소리와 말을 잊은 여성 캐릭터들 사이에서 남성은 목소리로만 남았다”며 <더 마더>가 음악을 통해 만들어낸 독특한 영화적 구성을 짚어냈다. 이어 아이를 되찾으려는 주인공을 옥죄어 오는 영화 속 저택을 두고 히치콕부터 오즈 야스지로, 한국의 박찬욱까지 영화사에서 꾸준히 다루고 있는 이상한 집의 또다른 전형임을 언급하며, 구체적으로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섞어놓은 작품이다”는 해석으로 흥미를 더했다.

 

또한 약물에 중독된 주인공이 떠돌고 있는 도시 풍경이 마치 종말 후의 도시처럼 사람 한 명 없는 점이나, 아이를 구하러 저택에 들어가기 전에는 사건 순서의 앞뒤가 바뀌어 있는 점을 두고 약에 취한 주인공의 의식 상태를 그린 것임을 짚어냈다. 여기에 주인공이 아이를 구하기 위해 들어가게 되는 저택은 주인공의 자아, 초자아, 이드로 구성되어 있다는 설명을 더해 객석에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 “주인공이 브로커에게 아이를 파는 장면을 나쁜 마녀의 꼬임에 넘어가 아이를 넘기는 동화처럼 찍었다”고 이야기하며 동화의 형식을 차용한다는 것은 주인공의 정신적 미숙함을 보여주는 것이며, 주인공을 저택으로 인도하는 알비노증을 앓는 브로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하얀 토끼와 같은 역할로, 영화는 전형적인 동화적 구성을 띠고 있다고 해석했다. 마지막으로 후안마 바호 우료아 감독이 <더 마더>를 말없이 만든 것에 대해 “동화라는 것은 어머니가 아이에게 읽어주는 이야기이나 이 이야기는 차마 읽어줄 수가 없는 동화이다”, “따라서 <더 마더>는 말하지 않고 자기 아이에게 들려주는 동화이다”라고 설명하며 “감독은 <더 마더>를 통해 단순히 실험적인 기법을 테스트한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없는 동화를 들려줄 수는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라는 명료한 정리와 더불어 “후안마 바호 우료아 감독의 다음 영화가 궁금해진다”는 말로 감독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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