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2 09:20 (월)
문 대통령 사저 부지 의혹 반박글 두고 '댓글 전쟁' 벌어져 
문 대통령 사저 부지 의혹 반박글 두고 '댓글 전쟁' 벌어져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1.03.13 1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 대통령 사저 부지 의혹 반박글 두고 '댓글 전쟁' 벌어져

 

 

효자동사진관
ⓒ효자동사진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이 보유한 경남 양산 사저 농지에 대한 편법 의혹이 제기되자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라며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대통령 돈으로 땅을 사서 건축하지만, 경호 시설과 결합되기 때문에 대통령은 살기만 할 뿐 처분할 수도 없는 땅"이라며 이렇게 적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 사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라며 "모든 절차는 법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양산 사저 부지에 대한 의혹 제기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통해 수 차례 제기됐다. 문 대통령 부부와 경호처는 지난해 4월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313번지와 363-2~6번지 일대 3,860㎡ 땅을 샀는데, 여기에는 농지 1,871㎡(566평)가 포함돼 있다. 그런데 당시 문 대통령이 이 땅을 사들일 때 '유실수를 재배하겠다' '2009년부터 농사를 지었다'고 신고한 것이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 목적으로 경남 양산 농지를 매입한 후 대지로 형질 변경한 것이 편법이며, 이는 허위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해 3기 신도시 지역의 농지를 사들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투기 수법과 다를 바 없다고 공세를 펼쳐왔다.

 

이에 대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불법·편법은 전혀 없다.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고, "이와 같은 절차는 국민들께서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이와 같은 의혹 제기를 두고 다소 강한 표현을 사용하며 직접 대응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해석했다. 여권 인사들에 대한 의혹 제기를 넘어 퇴임 후 자신이 거주할 사저까지 불똥이 튄 것에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러한 반응을 두고 야권도 공세를 이어갔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LH 불법투기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국토부 장관은 사표를 쓰고 LH 간부가 극단적 선택을 한 날, 대통령은 본인의 사저 부지에 대한 문제 제기를 두고 ‘좀스럽다’고 짜증을 낸다”며 “자신의 일에는 저렇게 화를 내는데 국민의 분노는 왜 공감하지 못하는가”라며 “정말 실망이다”고 밝혔다.

 

경남 양산이 지역구인 윤영석 의원도 SNS 글에서 “566평의 농지를 농사를 짓겠다고 취득해놓곤, 1년도 되지 않아 대지로 전용하여 1100평의 땅에 집을 짓는 것은 대통령 특권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라며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그렇게 가혹했던 대통령이 본인의 허물을 지적하는 비판을 곱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감정조절 장애 증상을 보이는 것이 ‘민망’하고 ‘난감’할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부동산으로 돈 버는 걸 죄악시하는 정권에서 대통령 가족들은 왜 그러는 걸까”(정진석 의원), “자제력 잃은 대통령, 안타깝다”(하태경 의원), "저도 민망합니다. 11년 경력의 영농인 대통령님"(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국민의힘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LH 불법 투기 의혹으로 국민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며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감정적 분노를 거두고 소상히 설명하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갖은 공격을 퍼부었던 ‘아방궁’ 사저 논란이 희대의 촌극으로 기억되고 있음을 잊지 말라”고 반박했다. 허영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내고 “사저 부지에 대한 해명은 더이상 덧붙일 것도 없이 완결된 사안”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허 대변인은 “새로운 사실도 없는 의혹을 주야장천 되풀이하던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이 최근에는 LH 투기 의혹 사건과 엮어보려 애를 쓰고 있다”며 “선거가 목전으로 다가왔다고는 하지만, 부디 이성을 되찾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글에는 13일 오후 5시 기준으로 합쳐서 3만개가 넘는 댓글이 대통령 지지자와 비판하는 네티즌 사이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14평 공공임대주택으로 가셔서 이웃간의 정을 느끼며 사시는 건 어떠신지요", "가끔 농사일 한다는 소리 듣고 (부모님이) 어이없어 하시더군요. 거짓말 그만하시기 바랍니다”며 조롱과 비판을 제기하는 의견과 함께 “대통령님께서 절차대로 법에 근거하고 계신 것 믿고 지지한다”, “국민들은 거짓 선동에 선동에 낚이지 않는다” 등의 응원과 지지의 내용이 담긴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