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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 배우 특별전' 뜨거웠던 현장의 기록
'천우희 배우 특별전' 뜨거웠던 현장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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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8.0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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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 배우 특별전' 뜨거웠던 현장의 기록

 

 

ⓒ신세계/CGV

 

신세계백화점과 CGV가 공동 주최하고 나우무비가 기획한 ‘천우희 배우 특별전’이 7월 28일(금)부터 30일(일)까지 3일간 CGV신세계경기에서 진행되어 막을 내렸다.

 

작품마다 독창적인 캐릭터를 완성하며 선명한 흔적을 남겨온 배우 천우희의 대표작들을 모은 이번 특별전은 ‘천우희의 발견, 성취, 도약’을 상징하는 <써니>(2011), <​한공주>(2013), <곡성>(2015) 등 3편을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써니​>에서 천우희는 뒤틀린 증오를 온몸으로 표현한 본드걸 상미를 연기하며 대중들에게 천우희라는 배우를 기억하며 돌아보게 만들었다. <한공주>​는 끔찍한 사건을 겪은 소녀가 스스로를 치유하고 극복해 가는 과정을 묵묵하고 차분하게 담아낸 수작으로 천우희에겐 터닝포인트와 같은 작품이다. 감정의 굴곡을 얼굴 뒤로 감추며 담담하게 세상을 견디는 공주의 모습은 천우희를 통해 관객의 마음에 공진을 일으켰고, 이 영화로 천우희는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현실의 존재인지 허상인지 알 수 없는 무명이란 역할로 비밀스럽고 신비한 매력을 뽐낸 작품 <곡성>​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출품되며 세계 무대에 천우희의 존재감을 드러낸 작품이다.

 

7월 28일(금) <한공주>, 29일(토) <써니>​, 30일(일) <곡성> 순으로 진행된 ‘천우희 배우 특별전’은 전회차에 걸쳐 상영 후 천우희 배우가 직접 참석한 씨네토크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며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남겼다.

 

특별전의 문을 연 작품은 <​한공주>였다. 7월 28일(금) 오후 7시 <한공주> 상영 후 진행된 씨네토크는 천우희 배우와 이수진 감독, 민용준 영화 저널리스트가 참석해 관객들을 마주했다. 공주를 처음 만났을 오디션 때의 기억을 묻는 말에 천우희 배우는 “대본을 받았을 때 공주는 나라는 생각이 직관적으로 왔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가 안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이 작품과 맞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촬영이 끝날 때가 되면 혹시 내가 정말 공주가 되어 있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촬영할 당시 마음을 정말 굳게 먹었다. 온·오프를 명확하게 하자는 거였다. 그래야만 공주의 이야기를 내가 잘 담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내 감정에 빠져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 관객들로 하여금 공주의 서사와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기적으로 무언가를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마음으로, 내가 온전히 느끼는 대로 화면 앞에 서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덧붙였다. 또한, “내가 연기로 표현한다고 해서 얼마나 많은 것을 담아낼 수 있겠나 싶었다. 눈에 보여주는 연기를 하면 관객도 눈으로 볼 거고, 내가 가슴으로 연기하면 관객도 가슴으로 볼 것이라 여겼다”는 말에 관객들은 공주에 대한 천우희의 사려 깊은 마음까지 느낄 수 있었다.

 

관객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영화 속 시간의 흐름을 뒤섞은 이유에 대해 이수진 감독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공주가 현지에서 만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현재와 과거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그걸 안고 살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이날 씨네토크에는 <한공주>에 천우희 배우와 함께 출연했던 민서 역의 손슬기, 동윤 역의 김최용준, 자연 역의 이자연이 깜짝 방문해 행사의 특별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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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CGV

 

특별전 둘째 날을 장식한 작품은 <​써니>다. 7월 29일(토) 오후 2시 상영 후 천우희 배우와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가 함께한 씨네토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특별전 상영작으로 <써니>​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천우희 배우는 “내가 칠공주는 아니어서 비중이 많지는 않았지만, 대중에게 천우희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고르게 되었다”며 영화 <써니> 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당시 오디션과 얽힌 비하인드를 묻는 말에 “욕쟁이와 상미 역할을 오디션 봤다. 이야기가 약간 와전된 것이 있다” “감독님이 내게 어떤 역할에 더 마음이 가냐고 하셨는데 내게 선택권을 준 것이 아니라 그냥 한 번 물어봐 주신 거였다”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그런데 그 짧은 순간에도 이상하게 끌리더라. 그래서 상미라고 말씀드렸었다”고 상미 캐릭터를 만나게 된 일화를 전했다. 본드에 중독된 상미는 대체 어떻게 연구하고 구현해 나갔는지 궁금하다는 한 관객의 질문에 “물론 연구를 했고 다양한 기록들을 모았다. 그렇지만 상미는 이런 증상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보다 그 내면의 심리와 아픔을 표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소외감, 질투심 같은 것을 끝까지 가져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집중했던 것 같다”고 덧붙이며 캐릭터에 대한 당시의 고민을 전했다.

 

<써니> 첫 촬영 날의 일화도 들려줬다. “내 나름의 첫 촬영 징크스가 있는데 작품 때마다 첫 촬영에 비가 온다”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촬영장에 갔다가 돌아오는 일이 많았는데 <​써니>도 첫 촬영 날 취소가 되어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말하고 이어 “후에 정말 첫 촬영이 학교 수돗가 신이었는데 오늘 본 버전은 일반판이다보니 욕이 그렇게 많지 않지만 감독판을 보시면 정말 욕을 살벌하게 한다”며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상미의 머리는 도대체 어떻게 세운 것이냐는 재미있는 질문도 이어졌는데 “그걸 빳빳하게 유지하기 위해 분장팀이 엄청난 노력을 했다”며 관객들을 웃게 만들었다.

 

“이 영화를 통해서 조금은 강하고 세 보이는 이미지가 남았는데 배우는 이미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또 이미지를 깨부수기 위한 노력도 해야 했을 것 같다”며 이런 과정을 어떻게 넘어오게 되었는지 궁금하다는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의 질문에 천우희 배우는 “<한공주> 오디션 때 감독님이 이전 작품의 이미지가 조금 각인되어 고민이 된다고 하셨는데, 내가 약간 발끈해서 배우한테 이미지가 고정되어 있는 게 어디 있냐, 배우는 어떤 연기든 다 해낼 수 있는 거라며 감독님한테 나는 다 할 수 있다고 막 말했던 것 같다(웃음)”며 “드라마 <멜로가 체질> 로 나를 처음 보신 분들은 내가 굉장히 밝고 유쾌한 배우라고 생각하더라. 그러다 보니 어떤 이미지를 내가 굳이 깨부술 그런 강박이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삶과 같이 계속 연기를 해나갈 테니 내 안의 잠재력을 누군가 계속 꺼내줄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연기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특별전의 마지막 날을 장식한 작품은 <곡성>이다. 특히 <곡성>​은 극장 상영이 종료된 후 수년간 큰 스크린에서 좀처럼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작품이라 이번 상영의 의미는 남달랐다. 7월 30일(일) 오후 2시 상영 후 마련된 씨네토크는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의 진행으로 천우희 배우와 관객들이 마주했다. <곡성>을 통해 2016년 칸국제영화제를 방문했던 기억에 대한 물음에 “당시 3박 5일이라는 짧은 시간 참석했었다”며 “오늘 <​곡성> 이라는 작품을 특별전 상영작으로 선택하는 데 고민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출연 비중이 채 15분도 안 되는데, 내가 2시간 40분 중에 정말 미약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걸 내가 대표작으로 이야기해도 괜찮을까 하는 부담감 말이다. 하지만 이 무명이란 존재가 워낙 특별했기 때문에 나도 그렇고 다른 많은 분들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운을 떼고, 이어 “많은 선배님들과 나홍진 감독님을 따라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으로도 너무 기뻤다”면서 “내가 메인 롤을 맡고 있는 배우였다면 오히려 부담감을 가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칸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다. “촬영을 끝마쳤을 때 왠지 칸에 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는 당시 칸 공식 기자회견장을 웅성거리게 만든 천우희 배우의 대답을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아! 그런 치기 어린 발언을 제가!”하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이 작품은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좋​아하고 열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의 충격, 그리고 엄청난 흡입력이 다가왔던 것 같다”며 “내가 많은 작품을 보지는 못했지만 어떻게 이렇게 신선하고 새로운 작품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당시에 들어 그렇게 이야기한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고등학교 때부터 일기를 쓰고 있는데 일기장 첫 장에 올해의 목표 같은 소망들을 적지 않나. 내가 적었던 것들 그 무렵 그 모든 게 이루어졌다. 포스터에 얼굴이 보일만한 작품을 한번 맡았으면 했는데 <한공주>​로 이뤘고, 해외영화제에 한 번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적은 게 그렇게 실현된 거다”며 당시 기억을 꺼내 놓았다.

 

이날 씨네토크에는 예정에 없던 깜짝 게스트가 등장해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곡성>을 연출한 나홍진 감독이 전화로 연결된 것인데 천우희 배우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섭외까지 해 주최측과 관객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홍진 감독은 천우희 배우를 만난 첫인상에 대해 “천우희 배우가 오디션을 볼 때 두 다리를 땅에 굳건히 딛고 있는 나무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파워풀하고 뛰어난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 뒤도 안 돌아보고 모셨다”며 연기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한예리 배우도 <​곡성> 씨네토크에 방문해 관객석에서 응원을 보냈다며 대기실로 찾아와 천우희 배우와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천우희 배우는 “특별전 제안을 받았을 때 ‘내가 뭐 했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배우가 작품으로 기억되기는 쉬운 일이기도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 않나. 그런데 작품으로 내 캐릭터로 사랑받은 작품이 있다 보니 너무너무 감사하다”면서 “이번 특별전을 통해 나도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 시간이어서 뜻깊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또 “오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고, 이 시간을 충실하게 보내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겠다” 말하고 “다시 이런 특별전을 하게 된다면 또 다른 작품들로 관객분들을 모실 수 있도록 좋은 마음으로 계속 연기하고 노력하고 있겠다”는 인사를 관객들에게 건네며 3일간의 특별전 행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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